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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육식물의 잎 , 색깔에 대하여

by thank007 2023.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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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육식물의 잎 , 색깔 

 

 

 

시간이 지날수록 다육식물의 매력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여기 식사에 올라오는 다육 연관 글들과 사진들 숫자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는 일입니다.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육식물을 좋아하는 것일까요?
물론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무엇보다도 다육식물의 특이하고 매력적인 외관을 먼저 들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포동포동하고 두툼한 다육식물의 잎모양과 더불어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다육식물의 외관상의 특징이 있으면 바로 "다육식물의 독특한 색상과 무늬" 일 것인데요.
더 나아가. 좀 더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분들의 경우라면. 이른바 "철화"라고 하는 녀석들의 특이한(때로는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한 모양새의 매력에 빠지는 경험을 하실 수도 있을 거예요.

이런 의미에서 이번글에서는

"다육 잎 색깔의 다양성(백분, 무늬, 물들기, 금)" 그리고 "다육 철화"라는 두 가지 주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뤄볼게요.
다루고자 하는 주제의 성격상, 글을 써가면서 식물학적 기초지식에 대한 저의 무지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어요만,

(유감스럽게도 저는, 고교시절 제대로 된 생물 과목 수업조차 받을 수 없었던 문과생 나부랭이였어요.
또한 당연히 제 글에 분명 오류나 허점이 여기저기 널려 있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겠습니다만,

"틀리면 혼나가면서 고쳐나가자 "라는 막무가내 정신으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혹 오류나 잘못된 점이 발견된다면 가차 없이 지적해 주시길 기대할게요.

 



I. 다육식물 잎 색깔의 다양성

 



일반 관엽류의 잎색깔과 비교했을 때 다육식물들의 잎 색깔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어요.

잎에 백분이 덮여 있다면이 많다

잎에 독특한 무늬(붉은색, 갈색무늬..)를 가진 경우가 많다

조건에 따라 잎이 붉게, 노랗게 물드는 현상이 있다

"금"(錦)이라고 하는 엽록소 결여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각각의 경우에 대해... 아래에서 하나씩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할게요

 


1. 백분 (분가루)

 


뽀얀 백분이 아름다운 서리의 아침

다육 식물의 백분은, 녀석들이 싸워 이겨내야 하는 자생지에서의 강력한 햇볕과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어요. 다육 식물 잎에 생기는 백분은 강력한 햇볕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다육 잎들이 분비하는 epicuticular wax라고 하는 왁스질 결정입니다. 때문에 햇볕을 많이 받을수록, 백분이 더 많이 발생하게 돼요.

이러한 백분의 기능은 대략 아래와 같아요.

강한 햇볕(자외선) 차단

식물이 갖고 있는 수분의 외부로의 유실, 손실 방지

방수기능 - 곰팡이, 바이러스등의 서식 억제

한낮의 강력한 열에 대한 보호막 기능

다육식물 잎의 백분은 주로 어린 세포들에서 분비가 돼요. 그래서 새로 나오는 어린잎들은 왁스질 분비가 왕성하여 뽀얀 빛이 확실한 반면, 오래된 잎들의 경우엔 이 분가루가 손상될 경우 회복 속도가 느리거나 회복이 잘 안 돼요. 백분과 연관해 한때 "라우이는 백분이 한번 벗겨지면 영영 회복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어요만.. 아래 사진의 소리맘님의 용감한(?) 실험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에요. ( 따라 하진 마세요...ㅋㅋ )

분가루를 벗겨낸 모습 분가루가 회복된 모습


 



2. 다육식물 잎의 무늬

 



아름다운 무늬를 가진 는개님의 백호

다육 식물 잎의 또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여러 가지 색깔(갈색, 붉은색)의 무늬를 갖고 있다면이 많다는 것인데요. 홍사, 백호, 어소금, 금령전 등과 같이 특이한 무늬로 인해 사랑받는 다육들이 여럿 있지요. 이런 다육식물의 무늬는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 주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육식물들의 생존에 필수 불가결한 기능들을 수행하고 있어요..

우선, 다육식물 잎의 무늬는 지나치게 강력한 햇볕(자외선)으로 인해 엽록소가 파괴되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을 해요.

강한 햇볕에 포함된 자외선으로부터 잎을 지켜주는 일종의 보호막 구실을 하는 것입니다.

무늬의 중요한 기능은 또 있어요. 본래 햇빛은 수많은 색깔의 단색광의 집합체(우리는 이걸 일곱 색깔 무지개를 통해 알 수 있지요)입니다. 식물의 잎은 그 빛의 묶음 중에서 초록색 빛은 사용하지 않고 반사를 시키고(그래서 우리 눈에 식물 잎이 녹색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나머지 색깔의 빛만을 광합성에 이용해요. 그런데 더욱 잎의 갈색, 적색 등의 무늬는 이렇게 엽록소에서 사용되지 않는 초록색 빛을 흡수하여 광합성에 이용할 수 있게 해 줘요. 그 결과 광합성의 효율이 더 증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육 식물의 무늬가 강력한 햇빛(자외선)으로부터 잎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막 구실을 한다는 말은,
다시 말해 햇빛(자외선)이 강해야 무늬도 더 많아지고 선명해진다는 것을 의미해요.
예컨대 아래 두 장의 어소금 사진에서처럼, 햇볕의 강도에 따라서 잎의 무늬에 차이가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강한 햇볕아래에서 잎의 무늬가 선명하게 나타난 어소금 비교적 약한 햇볕 아래서 자란 어소금



 


3. 노랗게, 붉게 물드는 다육 식물의 잎

 




 당인

날씨가 서늘해지는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는 다육식물의 잎들이 노랗거나 빨갛게 물드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다육 식물이 갖는 큰 매력 중의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다육 잎이 물들기 위해서는 강력한 햇볕을 볼 것, 일교차가 클 것(저온), 물 주기를 줄일 것 이렇게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런 조건하에서 다육식물들이 물드는 색깔은 노란색과 붉은색(보라색 포함), 이렇게 크게 두 가지 계열로 나눌 수 있어요. 이 두 가지 색변화는 일차적으로는 강력한 자외선과 저온의 영향에 의한 엽록소 퇴화로부터 기인한다는 공통점을 갖지만 그 이후의 단계에서는 조금 다른 양상을 나타냅니다.

(1) 노란색으로 물드는 이유

일반적으로 식물의 잎에는 노란색의 색소가 처음부터 함유되어 있어요. 다만 평상시에는 엽록소의 녹색빛 때문에 노란색이 나타나지 않지요. 그러나 강력한 자외선과 저온으로 인해 엽록소가 쇠퇴하다 보면. 엽록소의 녹색빛에 가려져 있던 노란색 색소가 드러나게 돼요. 황려, 명월등과 같이 노란빛으로 물드는 다육 잎들의 경우가 바로 여기에 해당하지요.. 아래의 두 장의 사진을 통해 황려의 뚜렷한 잎색깔 변화를 보실 수 있어요.

물들지 않은 황려 노랗게 물든 황려




(2) 붉은색으로 물드는 이유

붉은색으로 물드는 다육의 경우엔 노란색으로 물드는 경우에 비해 조금 더 복잡한 단계를 거쳐요. 강력한 자외선과 저온으로 인해 엽록소가 쇠퇴하는 것에 덧붙여 추가적으로 "안토시아닌"이라고 하는 붉은색 색소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뒤따르지요. 즉 저온 상태가 되면 잎에서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당(포도당) 성분이 식물체내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잎에 머물게 됩니다. 이 당 성분이 분해되어 안토시아닌 색소가 만들어져요.

물을 주면 붉은색이 빠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잎이 수분을 많이 보유하다 보면 이 수분 이동을 통해 잎의 당 성분이 식물체 다른 곳으로 쉽게 이동하게 되고
그만큼 붉은색을 내는 안토시아닌 색소의 형성이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아래 두 장의 사진은 겨울철 저온 환경에서 붉게 물든 홍옥과 여름철 고온환경에서 물이 빠진 홍옥의 비교인데요.

겨울철의 홍옥 여름철의 홍옥





(3) 자외선이냐 저온(일교차)이냐 - 같은 다육의 다른 색감

자외선과 저온(덧붙여 수분공급 감소)의 미묘한 작용으로 인해 다육 잎이 물드는 것에 대해 위에서 살펴보았습니다.
예리하신 분들이라면 위 설명과정에서 이미 눈치채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다육 식물의 잎이 물드는 과정에서 "자외선이 보다 큰 역할을 하느냐" 혹은 "저온이 보다 큰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서

같은 종의 다육이라 하더라도 물드는 색감의 차이가 생길 수 있어요.
즉, 노란색의 색감은 자외선의 작용에 기인하는 바가 크고, 붉은색의 색감은 저온의 작용에 기인하는 바가 큽니다.
붉은색을 내는 안토시아닌 색소의 원료가 되는 당 성분은, 저온이 되어야 식물 잎에 머물러 쌓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자외선과 저온 두 가지 요소의 영향의 미묘한 차이는,

아래에서 보이는 석연화 비교 사진과 초연의 비교 사진을 통해 확연하게 느끼실 수 있겠습니다.
자외선의 영향을 크게 받은 노란 색조의 석연화 저온의 영향을 크게 받은 붉은 색조의 석연화





자외선의 영향을 크게 받은 노란 색조의 초연 저온의 영향을 크게 받은 붉은 색조의 초연




(4) 유리와 자외선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다육식물 잎의 무늬 발생과 물드는 현상에는 햇빛, 그중에서도 자외선의 기능이 아주 깊숙하게 개입, 작용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무늬나 물드는 현상은 유리를 통과하지 않은 본래 그대로의 태양 광선(즉 직광)을 쐬어야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요. 즉 유리창을 통과한 햇볕을 보는 다육(베란다에서 자라는 경우)의 경우에는 노지에서 직강을 받으면서 자라는 다육에 비해 무늬가 덜 선명하고 물도 덜 들어요. 이는 태양광선에 포함된 자외선이 대부분 유리에 의하여 차단되므로 그렇습니다.

4. "금(錦)"(variegata)



벽어연 금

 


(1) "금(錦)"(variegata)의 의미

다육식물 중에는 그 잎이 본래부터 정상적으로 갖는 무늬가 아닌 , 비정상적인 흰색 혹은 노란색의 반점이나 줄무늬를 갖고 있다면이 종종 있어요. 이를 보통 "금(錦)"(variegata)이라고 하는데 보통 그 다육식물 이름뒤에 "금"이라 하는 말을 붙여서 표현해요. 이때의 "금" 자를 "金"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만, "錦(비단 금)"자를 쓴다는 데에 주의할 필요가 있어요.... 다만 이름 뒤가 아니라 이름 앞에 황금이라 하는 의미로 "금"을 붙일 때에는 "金"자를 씁니다(예컨대 금염자 같은 경우가 그러해요

금이 들어간 경우 이름뒤에 "금"이라 하는 말을 붙이지 않고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어요.
예컨대 대화금에 금이 들어간 경우에는 "대화금금"이라고 하지 않고 "대화광"으로,
은파금에 금이 들어간 경우에는 "은파금금"이라고 하지 않고 "욱 파광"이라고 불러요.
한편 입전에 금이 들어간 경우에는 하립전이라고 부르지요.

이러한 경우가 제법 있어서 오로라(홍옥 금), 데코라(기비플로라 금), 오팔금(연봉 금) 등의 경우가 그 예가 되겠네요.

 


(2) 금이 나타나는 원인과 금이 들어간 식물의 생존력

 


이러한 "금" 이 나타나는 이유는 그 부분을 구성하는 식물세포의 엽록소 합성에 이상이 있기 때문인데요. 식물 세포 내의 엽록소 형성에는 적어도 100여 개 이상의 유전자가 관여하 다고 알려져 있어요. 이들 중 어느 하나가 파괴되거나 제 기능을 못하다 보면, 세포가 엽록소를 합성할 수 없게 되거나, 엽록소가 안정화되지 못하고 파괴되고 맙니다. 그 결과 이런 세포로 구성된 조직은 옅은 색(금)을 띠게 되는데, 부가적인 특별한 색소의 존재 여부와 양에 따라 노란색 혹은 흰색(물이 들면 붉은빛까지도)을 띠게 돼요.

이처럼 엽록소 합성 능력을 상실한 잎줄기 부분은 그 자체로 독자적으로 살아갈 수가 없고 다른 녹색 부분의 잎줄기로부터 양분을 빼앗아 와야 살아나갈 수 있으므로 , 식물 개체 입장에서는 일 안 하고 노는 군식구가 되는 셈이 돼요. 따라서 이처럼 금이 들어간 식물은 정상적인 식물에 비해 생장이 느릴 수밖에 없어요.

이러한 생장능력의 차이는 식물 개체 간에서 뿐 아니라 한식 무네에서의 각각의 줄기와 가지 사이에서도 나타나는데요. 즉 한 식물 내에서 금이 들어간 잎줄기와 금이 없는 정상적인 잎줄기가 존재한다면 시간이 지나면 금이 들어간 잎줄기는 점차 세력이 축소 도태되고 맙니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예컨대 오로라(홍옥 금)를 키우는 와중에 한쪽에서 정상적인 홍옥 줄기가 나왔을 경우라면, 미래 시점에서도 전체적으로 오로라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홍옥줄기는 제거해 주는 게 좋아요. 이는 관엽류인 무늬 푸미라 키울 때 무늬 없는 잎줄기가 나올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돼요.

식물체 전체가 엽록소가 없는 금 상태여서 양분의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정상적인 녹색 잎줄기가 없는 개체인 경우에는

결국 시간이 지나면 살아남지 못하고 죽게 될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개체의 경우에는 오로지 접목 등의 방법을 통해서만 살아나갈 수 있어요.

이와 같은 경우의 예로서 아래에 "춘봉 금" 접목 사진을 가져와 봤어요.


 


"춘봉 금" 접목

 


(3) 금이 들어간 다육 식물의 관리와 번식

금이 들어간 식물의 경우, 금(흰색)이 들어간 부분과 녹색인 부분의 비율은 빛의 세기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빛이 많을수록 무늬가 많아지고, 빛이 적을수록 녹색의 부분이 많아지지요. 금이 들어간 식물은 특히나 빛 조건에 민감하여 관리에 주의가 필요한데요. 한편으로는 적은 녹색 조직 부분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므로 더 많은 빛을 필요로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과도한 빛으로 인해 식물이 손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요. 선명한 금 무늬가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강력한 빛을 무리하여 보여줄 경우, 자칫하게 되면 화상의 피해를 입을 수 있어요. 금이 들어간 부분은 정상적인 녹색잎에 비해 화상에 취약하기 때문인데요.

금이 들어간 모체로부터 역시 금이 들어간 후손을 얻고 싶다면, 이는 오로지 "무성생식"(잎꽂이, 삽목등을 통해 번식하는 것이 무성생식인데요. 반면 씨앗을 통해 번식하는 게 "유성생식"입니다..)을 통해서만 가능해요. 무성생식 중에서도 특히나 잎꽂이가 아니라 줄기 삽목을 해야만 금이 들어간 후손을 얻을 수 있어요. 만약 씨앗을 통해 번식한 경우 혹은 잎꽂이로 번식할 경우에는, 금이 들어간 개체가 아니라 정상적인 녹색 잎을 가진 개체가 나오게 되지요. 노란 무늬 들어간 산세베리아(로렌티)를 잘라 잎 삽목을 하게 되면 무늬 없는 산세베리아가 나오고, 오팔금 잎꽂이를 하게 되면 대부분 일반 연봉이 나오고, 오로라 잎꽂이를 하게 되면 대부분 홍옥이 나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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